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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장애인사회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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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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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
‘숫자’뿐인 통합돌봄, ‘죽음’으로 증명된 사각지대
– 보건복지부는 신장장애인 등 중증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중증장애인의 돌봄 공백을 즉각 해결하라!
최근 보건복지부는 ‘2026년 통합돌봄 로드맵’을 발표하며, 전 국민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국가 책임제를 공언했다. 그러나 정부의 화려한 수사 뒤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이들은 여전히 고독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4월 11일, 서울에서 홀로 거주하던 70대 신장장애인이 투석 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현행 돌봄 정책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비극적 증거다.
우리는 이 비통한 죽음 앞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정부의 탁상행정이 낳은 돌봄 사각지대의 실상을 규탄하고 다음과 같이 근본적인 정책 개선을 요구한다.
의료-복지 연계 시스템의 부재를 규탄한다.
투석 환자에게 ‘이틀’은 생사의 갈림길이다.
故人은 4월 10일(금요일) 투석을 마친 뒤 4월 11일(토요일) 지인과 통화 후 22시경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나, 시신이 발견된 것은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4월 14일(화요일)이었다. 월요일 투석 예약에 나타나지 않아 병원이 보호자에게 연락을 하였으며, 보호자는 월요일부터 연락을 취하였으나 연락이 되지 않아 화요일 보호자가 경찰에 신고하여 집으로 방문하였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신장장애인에게 투석은 생명줄과 같다. 투석 결석은 곧 응급상황을 의미함에도 불구하고, 병원과 지자체, 복지 서비스를 잇는 긴급 대응 매뉴얼은 작동하지 않았다. 정부가 자랑하는 ‘통합돌봄’에 왜 ‘생명 보호’를 위한 즉각적인 연계망은 빠져 있는가?
故人은 최근 1개월간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죽을 배달해 먹는 등 건강 악화의 징후가 뚜렷했다. 그러나 현장의 관리 체계나 지역사회의 모니터링 시스템 중 그 어디에서도 故人을 ‘돌봄 긴급 대상’으로 분류해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지 않았다. 정부는 돌봄 대상자를 단순히 소득과 연령으로만 구분할 것이 아니라, 故人처럼 투석 후 거부반응과 합병증을 앓는 ‘고위험 중증 질환자’에 대한 별도의 밀착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신장장애의 특성을 외면한 활동지원 및 식생활 지원의 한계를 비판한다.
신장장애인은 주 3회 이상의 투석으로 인해 체력 소모가 극심하며, 엄격한 식이요법과 이동 지원이 필수적이다. 故人은 고령에 중증 만성질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식생활 지원과 이동 서비스를 받지 못해 스스로 죽을 배달시켜 끼니를 때워야 했다. 현재의 천편일률적인 노인맞춤돌봄서비스나 낮은 수준의 활동지원 서비스로는 신장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없다. 질환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故人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요구사항
정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라는 명분 아래 예산 효율성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단 한 명의 생명도 놓치지 않는 촘촘한 그물망을 짜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투석 등 중증 의료 행위와 연계된 ‘긴급 노크 서비스’를 제도화하라. 의료기관에서 투석 결석 발생 시 지자체와 경찰이 즉각 출동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라.
둘째, 중증 만성질환 독거 가구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및 식사·이동 지원을 강화하라. AI 돌봄 서비스나 단순 방문을 넘어, 영양 관리가 필수적인 환자를 위한 전문 식단 지원과 병원 동행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라.
셋째,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건강 및 질병 기반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하라. 건강보험공단의 의료 데이터와 지자체 복지망을 연계하여, 신장이식 거부반응 등 급격한 건강 악화 위험이 있는 대상자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집중 관리하라.
정부의 돌봄 정책은 서류상의 실적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故人의 죽음 앞에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며, 사각지대 없는 돌봄 체계 구축을 위해 즉각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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