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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이 보기 어려운 OTP카드
장사연 조회수:323 14.63.22.20
2024-07-12 09:34:11

시각장애인이 보기 어려운 OTP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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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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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P카드에 나타난 숫자
시각장애인은 생성된 번호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OTP카드를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박관찬 기자
  • 빠르게 확인하지 않으면 생성된 숫자가 사라지는 카드
  • 시각장애인이 확인하기에는 어려운 카드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국고사업비를 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사업비가 국고인 만큼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 사업계획서에 있는 내용대로 예산을 바르게 사용한 뒤 e나라도움과 같은 시스템에서 사업비를 정산하는 과정이 필수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처럼 눈으로 보며 컴퓨터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이 과정을 혼자서 진행하기가 매우 어렵다. 사업비, 즉 회계와 관련된 업무인 만큼 실수하지 않고 정확하게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여러 가지로 신경써야 하는 게 많은데, 어느 과정에서든 막히는 부분이 생겨 불편함을 겪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불편하다고 할 수 있는 건 ‘OTP카드의 번호 입력’이다. 이 절차는 보통 사업비 정산업무를 모두 진행시킨 다음 사업비 계좌비밀번호 입력 후 다음 절차에 등장한다. OTP카드의 오른쪽 하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카드 오른쪽 상단에 여섯 자리의 숫자가 나타나는데, 그 숫자를 그대로 입력하면 된다.

그런데 저시력 시각장애인에게는 카드의 배경색과 카드에 등장한 여섯 개의 숫자 색깔이 큰 대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하게 숫자를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숫자가 나온 카드의 오른쪽 상단 부분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지인에게 전송한 뒤, 무슨 숫자인지 알려달라고 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지인에게 사진을 전송하고 잠시 후 받은 여섯 개의 숫자를 입력했지만, OTP카드의 번호 입력이 잘못되었다는 알림을 받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OTP카드 오른쪽 상단에 나와 있던 여섯 자리의 숫자가 사라져 있기 때문이다. 카드 오른쪽 하단에 있는 버튼을 다시 눌러서 여섯 개의 숫자를 재생성하게 할 수는 있지만, 다시 생성된 여섯 개의 숫자는 앞서 지인이 확인해준 숫자와는 다른 새로운 숫자다.

그래서 저시력 시각장애인이 카드의 상단 부분을 사진 촬영하여 지인에게 전송한다거나, 독서확대기로 숫자를 확인하더라도 굉장히 ‘빠르게’ 확인해야만 사업비 정산의 마지막 단계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으로 넘어갈 수 있다.

국고로 지원되는 사업비인만큼 정확한 절차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는 건 분명히 인정한다. 하지만 장애인이라도 예술지원사업처럼 어떤 특성의 사업이든 진행하는 과정을 다른 누구로부터 지원받지 않고 온전히 ‘혼자’ 수행하고 싶은 경우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국고로부터 지원받은 사업비의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절차에 맞게 혼자 진행함으로써 얻는 성취감이나 뿌듯함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다. 장애당사자에게 사업수행의 경험을 실적으로 안겨 주는 것은 덤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현재 국고지원사업 사업비를 정산하는 시스템이 장애인이 접근하여 진행하기에는 너무나도 불편하고 열악한 환경이다. 회계를 담당하는 사람이 따로 없다면 장애인의 근로지원인, 활동지원사, 그도 아니라면 지인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는데, 장애인이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을 사업과는 관계없는 제3자에게 고스란히 알려주게 된다.

장애관련 지원사업은 계속해서 다양한 유형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것은, 사업비를 정산하는 과정에 장애당사자들이 지닌 장애유형을 고려하여 장애인 스스로도 회계 처리를 자신 있게, 그리고 온전히 혼자 수행할 수 있는 장애감수성을 갖춘 국고사업비 정산시스템 구축이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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