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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한 '제5회 인천장애인인권영화제' 리뷰
장사연 조회수:224 14.63.22.20
2024-11-11 09:19:43

모두가 함께한 '제5회 인천장애인인권영화제' 리뷰

  • 기자명칼럼니스트 서인환
  •  
  • 입력 2024.11.08 17:25

 

제5회 인천장애인인권영화제 상영작 ‘연극으로, 마음이 오고가는 중'의 한 장면. ©서인환
제5회 인천장애인인권영화제 상영작 ‘연극으로, 마음이 오고가는 중'의 한 장면. ©서인환

제5회 인천장애인인권영화제가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송도 매가박스에서 열렸다. 인천장애인인권영화제는 장애인의 권익증진과 차별금지를 도모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통합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인천광역시 지원으로 진행되는 종합문화행사다. 인천장애인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함께걸음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주관한 행사였다.

이 영화제는 준비 단계부터 시민과 함께 하기 위한 열린 운영을 했다. 조직위원회 참여단체를 공개 모집했는데 장애인단체, 사회복지단체, 여성단체, 변호사단체, 노동단체, 예술단체 등 다양한 시민단체 26개 단체가 조직위원회에 참여했고 개인 자격으로도 62명이 참여했다.

개막작 ‘대한 이방인’(감독 최재영)은 조직위원회가 직접 제작한 작품이었다. ‘대한 이방인’이란 단어는 경계 밖 이방인으로 여겨지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케냐 출신의 외국인과 다운증후군을 가진 발달장애인의 삶을 다룬 스토리로 각자 실존하는 개인은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끊임없이 빛을 발하며, 관계 속에서 자신만의 빛깔로 주변을 물들이는 것이라며 실존과 다양성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도가 들어 있다.

세션 1은 ‘개인과 개인’을 다룬다. ‘가짜 팔로 하는 포옹’(감독 전영규)에서는 장애인인식개선 강사 현정은 정작 자신의 딸이 장애인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장애인 포용을 외치면서 자신이 그 일에 맞닥뜨렸을 때의 고민을 담고 있다. 포용을 외치는 당신이 정작 포용을 하는지를 묻는 것이기도 하고,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의미도 표현하기도 한다. 진정한 포응은 말이나 철학이 아니라 삶 자체여야 하는 것이다.

‘부러지고 싶은 마음’(감독 이효정)은 육상 선수였던 ‘여진’이 사고로 하체를 쓸 수 없는 장애인이 되고, 절친 ‘강’이 곁을 지키려 하지만 여진은 혼자이고 싶어한다. 욕실에서 서로 화해를 하게 되는데 감독과의 대화에서 감독은 여진은 지진에서 일어나는 진동처럼 마음의 갈등을 의미하고 강은 강한 버팀목을 상징하고자 이름을 지었다며, 침실보다는 화장실에서의 화해가 어쩔 수 없는 도움의 상황에서 자연스러움을 나타낼 수 있어서였다고 말했다.

감독과의 대화를 하고 있는 장면(우측은 이효정 감독). ©서인환
감독과의 대화를 하고 있는 장면(우측은 이효정 감독). ©서인환

‘선물(감독 김윤정)은 소음과 공포에 시달리는 자신이 조현병 당사자들과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각자의 방법과 속도에서 하나의 선율로 완성됨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다큐이다. 동료상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멋진 인생과 삶’(감독 김종문)은 공황장애가 찾아와 더 이상 직장생활을 할 수 없게 된 주인공이 방황하는 생활을 하다가 옥상에서 들은 기타소리에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는 이야기다.

세션2는 ’개인과 제도‘에 대하여 다루었다. '느낌표와 물음표 그 사이'(감독 박송희) 작품은 송희가 청각장애인 송희가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면허를 획득하는 과정을 그린다. 송희의 긍정적 노력이나 자긍심보다는 제도의 개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다큐이다.

'느린 걸음'(감독 김해빈) 작품은 발달장애인 도현의 치료비 지원을 받기 위해 장애인등록을 하려는 엄마와 장애인의 낙인과 차별을 염려하여 그것을 반대하는 아빠의 갈등을 그린다. 할 수 없이 알바를 해가며 치료비를 보태려고 노력하지만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을 더 많이 선택하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엄마는 한계에 봉착한다. 등록을 하지 않아도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지원을 받아야 하고, 장애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제도가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션3은 '개인과 사회'를 다루었다. '한번도 표현한 적 없지만'(감독 전형근)은 청각장애인에게 재건축 사실을 알려야 하는데, 차마 알리지 못하는 중개인의 상황과 심리를 다루고 있다.

'연극으로 마음이 오고가는 중'(감독 문준영)은 제천시장애인 극단 ’마중‘의 이야기다. 이 극단은 제천시 장애인보호센터 소속인 극단 '마중'의 지적장애인 12명의 이야기다. 이 극단은 배우 자신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무대에 올리는데, 12번째 공연 ’편지‘에서 동건씨의 학창 시절 따돌림을 다루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극을 준비하며 대사를 외우고 연기를 연습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어떤 시작'(감독 백두현)은 20대 초반에 시력을 잃고 수영선수가 되기까지 슬픔, 두려움, 막막함 등 장애인이 되었을 때의 상황과 다시 시작하는 삶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번 행사의 참관도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받았는데, 인천의 장애인단체 관계자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다른 장애인영화제처럼 썰렁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고, 그들만의 축제가 아니었다. 영화 상영 중간중간에 장애인 인식개선 관련 퀴즈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경품도 제공해 주었다.

영화제 중간에 토론회도 진행됐다. 장애인 등록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주제로 하였는데, 토론회에 이어 장애인등록을 하느냐, 마느냐 갈등하는 '느린 걸음' 영화가 상영되어 토론회의 주제를 오래 고민해 보도록 하였다.

토론회에서는 등록제 폐지 주장도 있었고, 등록 심사의 경비지원 문제, 등록판정의 이의신청 등 제도적 문제, 판정에서의 기준 문제, 다양한 장애 유형 확대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미 장애인등록이 되지 않아 소송을 한 사건들과 관련한 법원 판결에서는 장애유형이 모든 장애를 다룰 수 없어 사례를 열거한 것에 불과하며, 하위법에서의 유형이 상위법인 장애인복지법상의 장애개념을 충족하지는 못하므로 하위법에서 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장애인이 아닐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주최측이나 관람객이나 자발적으로 공개모집을 하여 만들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영화제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폭을 넓히려는 노력이었다. 그리고 장애인영화제가 각 지역별로 개최되고 있어 장애인만의 논의가 아니라 영화라는 매채를 통해 지역 시민들에게 함께 장애 문제의 인식을 도모한다는 의미가 크다.

인천시에서 지원되는 영화제 예산은 불과 2천만원 정도인데, 영화제를 하면서 다른 곳에서 한 영화를 재방송하는 수준으로서는 영화제의 의미가 약하므로, 자체 영화를 제작하거나 창작을 지원하여 장애인의 문화소비만이 아니라 생산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까지 필요한데, 예산은 매우 부족하다.

이번에 겨우 한편만 자체 제작할 수 있었다. 다양한 장애인의 이야기를 제작하도록 지원하고 상영하여 인천영화제의 특성을 살리려면 증액된 지원이 필요하다. 이번에 줄이고 줄인 영화제 예산도 3천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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