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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청년드림팀]경계를 뛰어넘는 전통, 라이프치히 대학교
장사연 조회수:208 14.63.22.20
2025-01-13 16:58:30

[장애청년드림팀]경계를 뛰어넘는 전통, 라이프치히 대학교

▲장애청년드림팀 19기 alle 팀원들이 라이프치히 대학 인터뷰 후 촬영한 단체사진 ⓒalle 팀
▲장애청년드림팀 19기 alle 팀원들이 라이프치히 대학 인터뷰 후 촬영한 단체사진 ⓒalle 팀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최하는 해외연수 프로그램,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19기 자유연수팀 ‘알레(alle)’는 독일어로 ‘모두’라는 이름에 ‘모두를 위한 고등교육’을 향한 장애청년 인권활동가들의 벅찬 소망을 담았다. 곧 설립될 고등교육지원센터에 장애청년 당사자의 제언을 위해 8박 10일 동안 베를린과 라이프치히를 방문한 alle 팀의 여정을 총 6편의 기고문으로 소개한다.

[글=alle팀 회계 황준환] 인천에서 뮌헨을 거쳐 베를린으로 향하며 거의 하루를 다 쓴 비행에 지쳐서 다 같이 쓰러진 것이 불과 어제 같았는데, 8월 16일 마지막 공식 기관 방문이 되니 약간 아쉬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

베를린 공과대학에서 독일 대학의 일반적인 장애학생 지원에 대해서 이해하는 과정이었다면, 라이프치히에서는 기존까지의 인터뷰에서 배웠던 바를 바탕으로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의제에 대하여 검증하는 시간으로 인터뷰를 기획했다. 특히 ‘시혜적인 배려’에 그치는 표면적 사회통합이 아니라 장애대학생이 포괄적 접근권을 보장받고 주류화된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높은 비용이나 다수의 이익집단 간 이해관계 등으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서 돌파할 수 있어야만 한다.

고등교육에서는 자연계 및 이공계로의 장애학생 진입, 재정 공급 문제로 인한 지원 중단 위기, 지역사회와의 장애의제 협력이 대표적인 화두일 것이다. 안타깝지만 사회과학이나 인문계 일부 학과에나 극소수의 장애학생이 진입하고, 취약한 재정적 기반으로 인해 지원 프로그램이 중단되기가 허다하고, 장애를 거부하고 혐오로 대응하는 지역사회와 끝없는 갈등만 빚는 것이 지금의 우리 장애 현실이다.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장애 주류화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면, 끝없는 변화를 직접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그곳이 바로 라이프치히 대학이다. 1409년에 설립되어 나치 독일에서는 유대인 학생 차별의 아픔을 겪고, 동독 시기에는 이름마저 잃어 칼 마르크스 대학이라는 이름으로 개칭되었다가, 이름을 되찾은 지금에 이르러서는 여느 동독 지역이 그러하듯 극우 정당인 AfD(독대안당)의 포스터가 대학 주위에 나부끼는 현대사의 격랑을 캠퍼스 주위에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Aus Tradition Grenzen überschreiten(경계를 뛰어넘는 전통)”이라는 표어에서 나타나듯 라이프치히 대학은 오랜 격랑의 역사에서 끝없는 고민을 유산으로 물려준 전통을 가진 교육기관이다. 우리의 새로운 고민에 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곳에서는 장애인도 테크니션이 될 수 있을까, 건물이 오래된 문화재라는 이유가 장애학생의 교육권 장벽이 되지 않는가, 예산이 떨어지더라도 학교 공동체와 지역사회가 장애학생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력을 해줄 수 있는가?

인터뷰에서 이 모든 질문에 긍정으로 돌아온 것도 아니었고, 긍정적인 답변도 실제 현지 장애학생이 바라보는 현실과 다른 경우도 있었다. 가령 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려운 이공계 실습 장비 교체 비용을 주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장애가 장벽이 되어 사회과학 분야로 전과를 택한 학생의 상반되는 사례를 들을 수 있었다. 오래된 문화재에 휠체어가 진입하지 못하거나 하는 일 역시 한국과 다를 것이 없었다. 경제권을 보장받기 힘든 장애학생에게 한국보다 특별한 지원이 이뤄지거나 하는 것도 역시 아니었다.

그러나 모든 대답에서 공통된 하나의 차이는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언젠가 평탄화할 수 있는 계단으로 느껴지게 하였다. 바로 문제에 대한 ‘함께하는 고민’이다. 문화재로 등록된 학교 건물에 진입할 수 없는 휠체어 탑승 학생이 있다면 강의실을 바꾸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상황에 연관된 모든 기관이 더 큰 문제를 논의한다고 한다. 지역사회에서도 라이프치히 대학과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조직화를 통해 정치와 정책에 참여하며 대안을 제시한다고 한다. 만일 지원 예산이 떨어지더라도 장애학생 지원 부서가 무너지는 것이 아닌 학교조직이 함께 나서서 학생의 삶을 보호하고자 노력할 것이란다.

담당자 한 명에 좌지우지되고, 지원 기관이 고립되어 외부 상황에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정안수 앞에 제수하는 것이 이곳에서는 일상이 아니다. 이곳에도 갈등이 있고, 때로는 현실의 벽이 두터운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럼에도 격랑의 라이프치히에서 지금의 장애학생들이 교육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이유는 지원 기관이 갈등을 회피하거나 수긍하는 자세가 아니라 더 많은 이들과의 대화와 토론으로 제3의 대안을 도출하려는 끈질긴 의지에 있다.

얼마 전, 특수학교를 세우는 것에 반대하는 비문명인들의 야유에 눈물로 읍소하던 장애부모들의 모습을 매스컴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과연 언제까지 장애는 비장애로부터 갈등을 회피하기 위해 ‘양보’받고 ‘허락’받아야 하나. 장애가 주류가 된 세상에서는 갈등 속에서 협상하고 토론하는 장애 당사자와 지원 기관의 시대가 분명 필요하지 않을까?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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