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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찬 기자-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지난 2월 26일 저녁 7시 30분 삼모아트센터 라비니아홀에서 박관찬스토리센터 개업 기념 음악회를 열었다. 첼로 연주를 메인으로 하는 행사는 이번이 네 번째인데, 그동안 세 번의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장 잘 녹여낸 자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특히 이번 연주회는 연주회 당일 피아노 반주자와 한 번만 맞추는 게 아니라 연주회 전에 몇 번 만나서 함께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첼로 연주자가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피아노 반주자가 온전히 첼로 연주에 ‘맞춘’ 연주를 했었다면, 이번에는 첼로도 피아노에 맞출 수 있도록 연습을 했던 것이다.
그러한 과정 중에서 특히 신경을 썼던 부분이 ‘연주를 시작할 때’ 사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첼로가 멜로디를 연주하니까 피아노 반주가 처음에 어느 정도의 ‘전주’를 연주한 뒤, 첼로가 자연스럽게 멜로디를 연주하는 흐름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피아노 반주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기 때문에 전주가 있으면 어느 타이밍에 첼로 연주가 들어가야 하는지 제대로 알기 어렵다. 그렇다고 첼로와 피아노만 있는 이중주에서 지휘자를 세우기도 뭣하기에 전주가 나오는 건 아직까지 시도하지 못했다.
대신 이번에는 첼로도, 피아노도 연주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을 때 사인을 맞추는 방법에 대해 의논했고, 이번 연주회에서 준비한 모든 곡마다 이 사인을 적용했다. 그 사인은 기자의 저시력으로 볼 수 있는 정도를 확인한 후 피아노 반주자가 팔을 높이 들고 주먹을 쥔 손으로 고개를 끄덕이듯이 위아래로 흔드는 제스처를 활용한 것이다.
먼저 기자가 첼로 연주할 준비가 되어 피아노 쪽을 돌아봤을 때, 반주자가 고개를 끄덕이면 기자의 저시력으로는 그 ‘고개를 끄덕이는’ 게 정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대신 반주자가 오른손을 위로 올리고 주먹을 쥔 오른손을 고개를 끄덕이듯이 위아래로 흔드는 건 어렴풋하게나마 볼 수 있다.
사실 처음 라비니아홀에서 최종 리허설을 할 때는 피아노 반주자의 뒷배경이 빔 프로젝터와 연결된 스크린 화면과 겹치는 바람에 오른손이 올라갔는지가 정확하게 보이지 않았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연주회에 함께하는 지원인력들에게 검은색으로 드레스코드를 요청했던 게 결정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반주자가 준비한 검은색 제킷을 착용한 뒤 오른손을 들어올렸을 땐 정확히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인을 만들기 전까지는 정말 순수하게 기자만 연주 준비가 되면 무턱대고 연주를 시작했다. 그럼 반주자는 부랴부랴 첼로 연주에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된다. 연주의 시작 부분이 매끄러울 리가 없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사인 덕분에 연주의 시작이 보다 자연스러워질 수 있게 되었다. 첼로 연주 준비가 된 기자가 피아노 쪽을 돌아봤을 때, 반주자가 오른손을 들어 주먹을 위아래로 흔드는 걸 확인하고 기자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숨을 내쉬면서 연주를 시작한다. 피아노 반주자도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첼로 연주에 맞춰 피아노 반주가 이뤄지게 된다.
어찌 보면 정말 아주 소소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 보다 나은 연주를 위해 맞춰가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분명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다음번에는 피아노 반주가 전주를 하는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첼로가 멜로디를 연주해야 하는 타이밍을 맞출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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