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서인환 칼럼니스트】외국에서는 장애인 배지를 부착하여 장애를 적극 알리고 권리를 요청한다. 장애인 인식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장애 관련 우표를 수집하다 보니 1300여종이 넘는 것을 발견하고 놀랐지만 우표를 배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알고 더욱 놀랐다.
미국에서 청각장애인 여성이 아기를 안고 수어로 ‘사랑해’라고 말하는 장면을 우표로 만들었는데, 이를 배지로도 만들어 청각장애인이 착용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이는 ‘저는 수어를 사용하는 사람입니다’라는 의미이다. ‘Deaf’라고 글을 쓴 배지를 달고 다니거나 귀 모양의 배지를 달고 다닌다면 직접적으로 청각강애인이라는 것을 알릴 수는 있겠지만, 아기를 안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우표를 부착함으로써 더욱 따뜻하게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것이다.
호기심이 생겨서 시중에 판매되고 있거나 장애인이 사용하고 있는 장애인 관련 배지를 조사해 보았다. 수 십 가지가 컴퓨터 화면에 화려하게 나타났다. 장애인이라고 배지를 달고 다니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장애인이라면 장애를 숨기고 싶을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이렇게 많은 배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자신의 사정을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것이다. 장애인이지만 표시가 잘 나지 않아 오해를 받거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럴 경우 자신이 스스로 장애인이라는 것을 말하기도 쉽지 않다.
어떤 경우는 ‘아이가 발달장애인 같은데 그런가요?’, ‘언제 어쩌다가’, ‘이 아이 상태는 어떤가요?’, ‘정말 힘들겠어요’ 등등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을 경우 부모나 장애인들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상대방은 선의의 관심을 보이는 경우라도 시선과 관심이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하고 주목받고 있다는 부담감을 떨칠 수가 없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커밍아웃하듯이, 적극적으로 자신이 어떤 장애인인지 배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버리면 서비스나 배려를 굳이 요구하지 않아도 되고, 궁금해하는 많은 질문들을 받지 않아도 된다. 필요에 따라 배지에는 이런 문구가 들어 있다.
‘I have Dementia.’(저는 치매를 가지고 있습니다‘
’I have Fatigue’(저는 만성 피로를 가지고 있습니다‘
’I have Mobility Issues, Please Be Patient ‘(저는 이동성에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만 참아주세요)
’I have Dyslexia’(저는 난독증이 있습니다)
‘I have Epilepsy’(저는 뇌전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I have ADHD and Autism’(저는 ADHD와 자폐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Hidden Disability, Face Mask Exempt’(저는 표나지 않는 장애로 마스크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I have Autism, Please be Patient’(저는 자폐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만 참아 주세요)
‘Not all Disabilities are Visible’(모든 장애인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I’m disabled not stupid!‘(저는 바보가 아닙니다)
‘EQuality’(평등권, 철자에 장애인과 여성 등의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음)
chromic illness warrior(저는 크론병 기저질환자입니다.)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문화행사나 공원 등을 입장할 때에 감면을 받기 위해 장애인 복지카드를 보여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보험카드(주민등록증과 동일)에 장애인에 대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해바라기 문양의 배지를 보고 드러나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감면을 해 준다. 우리나라에서의 도용이나 차용 등의 부정과 도덕적 해이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배지에 들어 있는 문구도 다양하다. 한편 장애인 차량 창문에 장애인주차장에 자리를 내어 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배지를 붙이는 것도 상당히 애교스럽다. 이 배지에는 ’If you don’t have one of these, Then great, congratulations but this space isn’t for you’(이곳에 주차하지 않으셨다면 축하드립니다. 당신을 위해 다른 곳에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축
하한다거나 자리를 양보해 준 것이 다행이란 표현은 좀 낯설다. 감사하다는 표현을 영어식으로 하다 보니 축하한다는 말이 되어 버렸다.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되니 축하한다는 의미처럼 생각할 수 있겠으나 미국 사회는 선행이나 준법도 축하할 일인가 보다.
우리나라에서도 배지를 적극 활용한다면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장애인임을 일일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므로 장애인이 배려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이상한 시선도 상당히 제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장애인 마크가 장애인 차량에 부착되지만, 청각장애인 차량의 마크가 별도로 필요했다. 교통 경찰과 대화를 해야 할 경우 지시 불복종으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고, 청각장애인이 운전함을 알림으로써 경적 등으로 알림은 소용이 없음도 알릴 수가 있다. 그런데 청각장애인 마크는 정부에서는 발급을 해 주지 않아 한 동안 장애인 단체에서 만들어 사용하거나 개별적으로 그려서 사용했다. 지금은 경찰청에서 배부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장애인단체에서 배지를 이용한 장애인 자신 알림과 도움 요청과 이해를 바라는 알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점점 알려지고 그 표식이 보편적인 정보가 되고, 이런 배지를 통한 소통이 사회 속에서 장애인이 보호받는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