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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2025년 상반기 동안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총 4,012건. 그중 장애 관련 법안은 단 216건(5.38%)에 그쳤다. 5~6월 두 달만 따로 보면 이 비율은 6.74%(905건 중 61건)로 조금 높았지만, ‘입법 풍년’이라 불릴 정도로 폭증한 전체 법안 수를 고려하면 여전히 변방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사)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는 오늘(9일) 발표한 ‘2025년 제2차 국회 장애인정책 의정활동 모니터링 동향 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가 일부 인권은 보호하고, 일부 인권은 방치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애 관련 법안들은 일부 의원들의 노력에 의해 산발적으로 발의되었을 뿐, 국회 전반의 관심과 제도적 우선순위에서는 여전히 후순위에 있다는 점이 이번 분석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차별금지에서 철회까지…‘혐오’에 굴복한 정치
이번 동향보고서가 지목한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의원이 6월 5일 철회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이 법률안은 온라인상에서 자폐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으나, ‘성적 지향’이라는 문구를 이유로 일부 보수 종교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발의 엿새 만에 철회됐다. 모니터링센터는 이 사건을 두고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 뒤에 숨어 있는 사회적 혐오 구조와 정치의 책임 회피를 드러낸 사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자폐성 장애나 정신·지적 장애 시민을 향한 악의적 콘텐츠와 차별 발언이 횡행하는 현실 속에서 실질적인 법적 보호망은 여전히 부재하다”는 점에서 이번 철회는 단순한 정치적 후퇴가 아니라 장애시민의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의지 부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분석했다.
장애당사자 의원들의 분투…권리 중심 입법의 씨앗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향보고서는 장애당사자 의원들의 입법 활동이 일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미화(더불어민주당), 김예지(국민의힘), 최보윤(국민의힘) 의원 등 3인은 5-6월에만 총 19건의 장애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이는 전체 장애 관련 법안 61건 중 31%에 달하는 수치다. 5-6월 대표적인 법안으로는 ▲서미화 의원의 「경계선지능인 자립지원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과 ▲김예지 의원의 「시청각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있다. 두 법안은 각각 경계선지능인과 시청각장애인을 시혜적 복지의 대상이 아닌 ‘헌법적 권리 주체’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기존 장애인 복지 입법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법안 통과 여부를 떠나, 이들 입법이 향후 권리 기반 접근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질 입법 ‘제로’…당사자 몫은 선언에 그쳐
이번 동향보고서는 법안 발의 현황 외에도, 실제 입법 과정의 한계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상임위원회별로는 보건복지위원회가 27건(44.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문화체육관광위원회(6건), 국토교통위원회(5건), 행정안전위원회와 정무위원회(각 4건) 등 다양한 위원회에서 법안이 제출됐지만, 실제 통과된 장애 관련 법안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러한 입법 공백은 단순히 ‘심의 과정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 내에서 장애인권 의제가 정치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모니터링센터는 입법 활동이 단지 숫자상의 외형적 성과에 그치고 있다면, 그것은 결국 실질적인 권리 보장이라는 입법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니터링센터 이용석 책임연구원은 “장애 관련 입법이 복지 확대를 넘어 헌법상 권리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수단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 센터의 모니터링은 단순 보고서 작성을 넘어, 장애시민의 권리 실현의 사회적 실천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입법 동향이 특정 위기의 순간마다 소수자 인권이 얼마나 쉽게 후퇴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2차 국회 장애인정책 의정활동 모니터링’ 결과는 장애인권을 비롯한 소수자 인권의 제도화, 헌법적 기반 강화를 위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짚고 있다.
한편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는 이번에 발표한 ‘2025년 제2차 국회 장애인정책 의정활동 모니터링 동향 보고서’에 대한 만족도 조사(https://forms.gle/W9PkTDsLAXdqtNzU7)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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