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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청각장애가 있는 선숙(가명) 씨는 업무 중 근로지원인 수행기관으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한 건 받았다. 근로지원인서비스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선숙 씨는 우선 바쁜 업무를 해결하고 조금 여유가 생기자, 핸드폰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문항별로 해당하는 곳에 체크를 하며 설문조사를 진행하던 선숙 씨는 어느 항목에서 스마트폰을 터치하던 손동작을 멈췄다. 장애인근로자의 장애유형을 선택하는 항목에 선숙 씨가 손가락으로 터치해야 하는 ‘청각장애’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애인근로자의 장애유형을 선택해야 하는 항목에는 지체장애, 뇌병변장애, 시각장애 세 가지뿐이었다. 선숙 씨가 체크해야 하는 청각장애는 물론 장애인복지법상 15가지 장애유형 중 12가지나 빠져 있었다.
선숙 씨는 “장애인근로자가 받는 근로지원인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그중 제2유형은 수어통역사와 같은 자격증을 소지해야 한다”면서 “수어통역사 자격증이 있는 근로지원인이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제공할 장애인근로자는 청각장애인일 텐데, 왜 설문조사 항목에는 청각장애가 없는지 모르겠다”고 당황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선숙 씨는 “또 장애유형을 선택하는 항목에 ‘주 장애’라는 표현은 솔직히 불편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다”며 “그렇다고 설문조사 항목에 ‘부 장애’를 선택하는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중복장애인지 체크하는 항목도 없는데 뭐 하러 ‘주 장애’라는 표현을 썼는지도 의문”이라고 답답해했다.
결국 주 장애를 선택하는 항목에서 ‘청각장애’가 없기 때문에 선숙 씨는 근로지원인 서비스 설문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한다.
근로지원인으로 근무하고 있는 A 씨는 “제 경험상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장애인은 지체, 뇌병변, 시각장애가 전부는 아니다”면서 “근로지원인 유형 중 제3유형에는 발달장애인을 근로지원인하는 내용도 담고 있으니까 발달장애인도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라는 걸 짐작할 수 있는데, 왜 정작 설문조사 항목에는 발달장애인도 없는지 모르겠다”고 황당해했다.
또 A 씨는 “꼭 장애인근로자의 근로지원인 서비스 설문조사가 아니더라도 전반적으로 장애인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장애유형을 선택해야 할 경우, 장애인복지법상 15가지의 장애유형이 모두 제시되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면서 “서비스가 잘 수행되고 있는지, 장애인근로자들의 만족도 조사를 한다면서 어떻게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이렇게 장애인근로자가 참여하지 못하는 설문조사를 만들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선숙 씨는 “결국 이번 설문조사는 ‘장애인근로자의 근로지원인 서비스 설문조사’가 아니라 ‘지체, 뇌병변, 시각장애인 근로자의 근로지원인 서비스 설문조사’인 셈”이라며 “이번 기회에 다른 12가지의 장애유형을 가진 장애인근로자들도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받고 있고, 그에 따른 근로지원인 유형 구분의 필요성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제대로 인지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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