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교육과정은 국가수준의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애 학생의 경우 이 기준을 조정하거나 대체하는 개별화교육계획(IEP)을 통해 교육 내용과 평가를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실제 평가에서 여전히 일반적인 기준에 맞춰 성적을 매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국 단위의 학업성취도 평가나 학교 내 지필평가에서는 장애 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평가 조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는 장애 학생의 학습 성과를 왜곡시키고, 오히려 학습 동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
장애 유형과 정도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맞춤형 평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적장애 학생은 문항 이해와 응답 시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평가 시간의 연장이나 읽어주는 평가(구술평가)와 같은 조정이 필요하다. 청각장애 학생의 경우 음성 언어 중심의 문항을 시각적으로 바꾸어야 하며, 시각장애 학생은 점자나 음성자료 등 대체 형식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는 단지 편의를 제공하는 수준이 아니라, 평가의 형평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교육부는 2007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통해 장애 학생에게 필요한 평가 조정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장애학생 진단-평가 도구’ 개발을 통해 좀 더 세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자 하고 있다. 또한 개별화교육계획을 내실화하고, 특수교사와 일반교사가 함께 협력해 평가 기준을 공동으로 마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교사들이 평가 조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학교 차원에서 이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평가는 학습의 결과를 측정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학생의 가능성과 성장을 지원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장애 학생을 위한 맞춤형 평가는 단지 ‘다르게 평가한다’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자신의 방식으로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 학생을 위한 평가 제도는 평가 조정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에서 나아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평가 지원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
장애 학생이 자신의 배움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그 결과를 통해 성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려면, 이제는 표준화된 평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정한 교육은 동일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필요에 맞는 지원을 통해 학습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과 성장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교육평가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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