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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주택총조사’…(반)지하 거주 장애시민, 통계에서 빠져
장사연 조회수:247 125.131.193.163
2025-08-01 14:17:30

‘인구주택총조사’…(반)지하 거주 장애시민, 통계에서 빠져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전체 일반가구 중 (반)지하에 거주하는 가구는 398,325가구(1.8%)로 확인되었지만, 이 곳에 장애시민이 얼마나 주거하고 있는지는 통계에서 빠져 있다. 지난 2022년 서울에서 발생한 신림 (반)지하 장애시민 참사 이후에도 국가승인통계에서조차 장애시민은 여전히 제외되고 있다.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전체 일반가구 중 (반)지하에 거주하는 가구는 398,325가구(1.8%)로 확인되었지만, 이 곳에 장애시민이 얼마나 주거하고 있는지는 통계에서 빠져 있다. 지난 2022년 서울에서 발생한 신림 (반)지하 장애시민 참사 이후에도 국가승인통계에서조차 장애시민은 여전히 제외되고 있다. ⓒ 더인디고 편집
  • 228만 장애시민 가구 중 (반)지하는 몇 가구?
  • 장애시민이 홍수로 반지하에서 희생된 게 불과 3년 전
  • 국가승인통계에서 여전히 ‘장애 분리’ 방치
  • ‘통계청, ’정치적·행정적 의지‘, 되돌아봐야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지난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 인구주택총조사(등록센서스 방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장애시민이 거주하는 전체 가구의 10.3%인 약 228,7000 가구였으며, (반)지하 주택은 전국에 260,658호, 여기에 거주하는 가구는 398,325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반)지하⋅옥탑에 거주하는 장애시민의 가구 수는 통계에서 제외되었다.

▲2024년 (반)지하 및 옥탑 주택 및 가구 ⓒ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등록센서스 방식) 결과

5년마다 조사하는 ‘인구주택총조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가승인통계’이며, 이 결과를 토대로 중앙정부부터 지방자치단체, 국책 연구기관까지 모든 부처가 이를 바탕으로 예산을 짜고 정책을 설계하게 된다. 이렇듯 중요한 국가승인통계 조사에서조차 장애시민의 주거환경은 여전히 관련 통계가 없었다. 특히 (반)지하⋅옥탑 등 주거환경은 세밀하게 구분해 통계를 산출했지만, 정작 그 곳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예 항목조차 포함하지 않았다.

장애시민은 재난 대응력이 비장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피난 협조 또는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지난 2022년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거주하던 40대 발달장애가 있는 시민과 동생, 동생의 10대 자녀가 폭우로 집 안에 고립되어 사망했다 해당 가옥은 지하주차장 옆에 위치해 물이 급격히 유입되었고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탈출 불가의 상황이 발생했다. 같은 날 서울 동작구의 또 다른 반지하 주택에서도 50대 장애시민이 폭우로 침수된 집에서 나오지 못해 사망했다. 어머니 등은 탈출했지만 장애시민만 고립되어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당시 두 사건으로 장애가 있는 시민 등 주거약자들의 취약한 재난대응체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반)지하는 애초에 거주를 목적이 아닌, 1970년대 유사시 대피소였다. 하지만 주거비 부담에 밀려난 사람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만큼 주거취약계층이 밀집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국가의 방치로 벌어진 인재였다는 각계의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다.

‘국가승인통계’에서 장애시민은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은 장애계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있어왔다. ‘인구주택총조사’만 보더라도 ‘장애인 가구 수’는 별도 구분하지만, 주거 형태, 재난 대응력, 이동가능성 등 구체적인 항목은 없다. 이로 인해, 장애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법률이나 제도가 근거가 모호한 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반)지하에 거주하는 장애시민 가구 수가 파악되지 않으면,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대피계획을 세울 수 없고, 민방위 대피소의 접근 편의성 정책도 마련할 수 없는 등 통계의 누락은 곧 구조의 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장애인 건강보건통계 개선 간담회’에서 ‘장애 분리’ 통계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행정통계는 자료 자체에 장애 구분이 없고, 조사통계는 표본설계나 모집단 설정이 어렵다”는 기술적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장애계는 이 같은 통계청의 설명은 통계의 기술적 중립성을 가장한 정치적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체 국민의 5.1% 이상이 장애시민이며, 전체 가구의 10%를 넘는데 표본 모집단 설정이 어렵다는 변명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 실제 2022년 당시 KBS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전수 분석해 장애시민이 살고 있는 (반)지하 가구 수가 47,700 가구라는 결과를 도출하고 각종 재난 발생 시 다른 가구에 비해 취약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은 장애시민의 특성별 통계를 정교하게 분류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영국은 ‘Equality Act’ 이후 공공 통계 전반에 걸쳐 장애 여부를 기본 항목으로 삽입하고, 주거, 고용, 재난, 교육 영역별로 교차 분석 자료를 정기 발행하고 있다. 캐나다와 호주 또한 장애시민 특성 통계를 매년 조사하며 정책 반영을 의무화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장애 구분’ 통계는 기술적 한계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행정적 의지의 결여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2022년 서울 관악구에서는 반지하에 거주하던 장애시민 등 가족 3명이 폭우에 고립돼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던 그 가구가 이번 ‘인구주택총조사’에 ‘장애인 가구’와 ‘반지하 가구’로 구분 집계되어야 할 가구 중 하나였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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