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인공지능(AI)은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특히 채용 과정에서 AI는 이력서 심사와 후보자 평가를 자동화하며 기업의 효율성을 높인다. 하지만 이 ‘편리한’ 도구가 오히려 사회적 약자를 배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 AI는 훈련 데이터에 내재된 편견을 학습해 장애인을 불리하게 만든다. 장애인 고용률이 이미 비장애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서, AI의 편향은 더 큰 불평등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장애인으로서, 또는 장애인 권익을 지키는 시민으로서 우리는 이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AI 채용 도구는 이력서 키워드를 분석하거나 자기소개서를 점수화한다. 문제는 LLM이 역사적 데이터에서 ‘장애’를 ‘위험 요인’이나 ‘생산성 저하’로 연관 짓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연구(2023)에 따르면, AI 모델은 장애 관련 용어를 부정적으로 해석해 지원자를 낮게 평가한다. 워싱턴 대학 연구(2024)는 ChatGPT가 장애 암시 이력서를 체계적으로 배제하는 심각한 편향을 입증했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한국노동연구원(2024)의 연구에 따르면, AI 채용을 경험한 구직자 중 상당수가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인 대우를 느꼈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장애인은 이러한 편향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기술 오류가 아니다. 사회적 고정관념이 데이터에 스며들어 장애인 지원자가 인터뷰 문턱조차 넘기 힘들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장애인 실업률이 높아지고, 경제적·사회적 격차가 확대된다. 장애인 복지 예산이 늘어도, 고용 기회가 막히면 무슨 소용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AI 개발 시 다양한 데이터셋을 사용해야 한다. 현재 LLM은 서구 중심 데이터에 치우쳐 있어, 한국 장애인 경험을 반영하지 못한다. 글로벌 포괄 데이터로 훈련하면 편향을 3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여러가지 연구 결과가 있다.
둘째, 정기적 편향 감사와 투명성을 강화하자. 뉴욕시의 AI 채용법처럼, 기업은 AI 도구의 편향을 독립 감사받아야 한다. 국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나 노동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때다.
셋째, 인간-AI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해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자. 장애인 참여를 의무화한 설계 과정도 필수다. 예를 들어, ADA(미국 장애인법) 준수처럼, AI에 ‘합리적 편의’ 기능을 내장하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단체와 기업의 협력이 중요하다.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한 AI 윤리 교육을 확대하고, 정부는 관련 규제를 서둘러야 한다. 2025년, AI 도입 기업이 41%를 넘는 지금이 기회다.
AI는 미래지만, 편향된 AI는 과거의 차별을 반복할 뿐이다. 장애인의 목소리를 AI 개발에 반영하지 않으면, ‘스마트’ 사회는 ‘불공정’ 사회가 될 것이다. 기업, 정부, 시민이 함께 나서 포용적 AI를 만들어야 한다. 장애인이 공정한 기회를 얻는 세상, 그것이 진정한 혁신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