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달장애인 참정권 찾기를 위한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를 상대로 투표보조를 허용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해 2심까지 이겼지만, 끝내 대법원까지 가게 돼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자, 법부터 뜯어고치기로 한 것.
지난 3월 '이해하기 쉬운 공보물' 제작과 '그림투표보조용구' 의무화 등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 이후 두 번째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한국피플퍼스트 등은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과 함께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달장애인 등에 대한 투표 보조 대상을 확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장추련과 한국피플퍼스트 등은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발달장애인도 투표할 수 있도록 투표 보조를 허용해달라며 권리를 주장해왔으며, 2023년 국가를 상대로 투표보조 지원 거부건과 관련해 차별구제청구소송 끝에 최근 2심까지 승소했다. 법원은 "투표보조를 거절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정당한 편의제공 거부"라고 판시했지만, 선관위를 이를 불복한채 또다시 상고해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는 기다릴 수 없는 장애계는 법을 바꾸고자 입법기관인 국회로 향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해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의 경우에는 기표소에 그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명을 동반해 투표를 보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정신적 장애를 가졌거나 노령으로 인해 기표가 곤란한 선거인 또는 투표 보조를 받을 가족 등이 없는 선거인은 투표 편의 제공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것.
이에 서미화·용혜인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투표관리관 및 사전투표관이 선거인의 가족이나 본인이 지명한 사람 이외에도 선거인의 투표를 보조할 수 있는 공적보조원을 운용하고, 투표보조 대상도 ‘신체적·정신적 장애 또는 노령으로 인하여 혼자 기표절차를 수행하는 것이 곤란한 선거인’으로 확대했다.
서미화 의원은 "선거권은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권자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국민의 주요한 결정권이지만, 현재까지도 공직선거법에는 '발달장애'라는 단어조차 없다. 그 이유로 참장권을 수십년째 침해당해 왔다"면서 "발달장애인 유권자에 대한 동등한 선거권을 위해서는 투표보조라는 정당한 편의가 반드시 제공되도록 의무화해서 발달장애인의 선거권을 명확히 보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법조공익모임 나우 이수연 변호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정신적장애'와 '공적보조원'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두 단어를 넣기 위해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활동가 등이 발로 뛰고, 참정권을 찾기 위해 차별에 맞서며 수없이 간담회, 캠페인 등이 있었다"면서 "이번 개정안은 발달장애인도 한명의 사람으로서 국민으로서 누려야 하는 권리를 담기 위한 또 다른 발걸음"이라고 법안의 의미를 설명했다.
참정권 보장을 위해 목소리 내온 발달장애인 당사자인 피플퍼스트서울센터 소형민 활동가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은 모두의 권리다. 우리가 대표자를 뽑는 과정에서 절차를 마련하자는 내용"이라면서 "발달장애인 참정권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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