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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장애인과 팔레스타인에게 일상인 민주주의 박탈
장사연 조회수:142 125.131.193.163
2025-12-05 14:15:48

         정신적 장애인과 팔레스타인에게 일상인 민주주의 박탈

           12.3 내란 1주기와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 작년 12월 4일 저녁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당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퇴진을 위해 시위하는 모습. ⓒ이원무
작년 12월 4일 저녁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당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퇴진을 위해 시위하는 모습. ⓒ이원무

【에이블뉴스 이원무 칼럼니스트】오늘은 참 마음이 복잡한 날이다. '세계 장애인의 날'이라고 해서, 오늘 장애인단체에서 여러 행사를 할 거다. 하지만. 장애인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얼마 전, 염전 노예가 다시 재발됐다. 자립지원체계 사실상 부재에 국가와 옹호기관에 장애인 보호 기능 혼재, 기업 실사 제도의 미비 등이 겹쳐 염전 노예는 계속 현재진행형이다.

보다 못한 소수의 민중들이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했지만, 감사원에서 서명한 시민들의 주소, 이름, 직업 등을 자필로 쓰지 않았다고 반송처리해 이들의 요구를 묵살했단다. 게다가 염전노예가 있었던 기업에 수출활로를 터주겠다는 논의만이 주류사회에 무성하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민중'이 아닌 가해자와 권력자, 기업의 집이다.

염전노예를 경험하는 당사자들은 정서적 폭력, 언어폭력에 임금 한 푼도 못 받고, 설령 받더라도 최저임금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돈을 받는 게 일상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고사하고, 그들은 늘상 폭력의 공간에 갇혀 살고 있다. 그런 현실인데도, 주류사회의 관심은 거의 없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비롯한 5개 단체가 지난 11월 26일 광화문광장에서 ‘신안 염전 노예 사건 국민감사청구 접수’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염전 노예 관련 실태의 철저한 감사를 감사원에 요구하는 모습.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비롯한 5개 단체가 지난 11월 26일 광화문광장에서 ‘신안 염전 노예 사건 국민감사청구 접수’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염전 노예 관련 실태의 철저한 감사를 감사원에 요구하는 모습.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시설수용 폭력으로 인해 태연재활원에선 사람이 죽는 참사가 발생했다. 시설수용은 국가폭력이 본질임에도 복지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는 연립지원예산이 시설수용 예산보다 약 100배가 적은 것에도 나타난다. 여기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인권지킴이단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인권지킴이단을 강화하면 뭐하나? 인권지킴이단의 운영주체는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이하 한장협)인데, 그 주체는 시설수용을 옹호하는 쪽이다. 그렇게 되면 인권침해, 유린이 발생해도 형식적인 조사가 되고, 시설폭력은 묻히는 구조가 되고 만다. 차라리 시설 내 이용자 자치회를 하고 말지. 여기에 시설 운영진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 건 전제다.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이춘희 과장의 인권지킴이단 강화란 말에 뚜껑이 열리려 한다.

그런데 탈시설은 인권침해다라는 식으로 논란을 키우는 시설세력과 그 세력과의 관계로 오랫동안 가스라이팅을 당한 부모회의 존재로 인해 당사자의 인권침해와 유린은 끊이지 않는다.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데 그렇게 만든 건 국가와 지역사회, 시설세력, 이 사회가 만든 거 아닌가?

그 진실은 묻혀지고, 언론들은 학대보도하고 땡, 설령 사실관계를 보도하는 기사 있어도 그 수는 극소수다. 정치권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이준석을 위시한 정치인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기하며 쉽게 코 푸는 그런 작태들이 반복되고 있다.

시설에 있는 당사자들이 겪는 건 폭력과 가스라이팅, 언어학대 등이다. 존엄성 말살에 생존권 위협받는다. 그런데 탈시설 시행하면 안 된다는 게 진실인 듯 보이지만 실은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생존권 위협만 논의되는 수준이니 말이다. 생존권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 회복까지도 같이 논의해 인간성 회복을 논해야 하는 게 탈시설의 참뜻인데, 생존권 논의에만 머물며 탈시설에 제동 걸며 논란을 부추기는 그런 게 계속되고 있으니 말이다.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참사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울산 태연재활원 상습학대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공동주관한 ‘울산 태연재활원 장애인거주시설 학대피해 증언대회’가 지난 9월 24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개최된 모습.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참사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울산 태연재활원 상습학대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공동주관한 ‘울산 태연재활원 장애인거주시설 학대피해 증언대회’가 지난 9월 24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개최된 모습.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예지 의원 비하·차별·혐오 발언 등을 비롯해 장애인 혐오는 우리 사회에 팽배하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차별·혐오 행위는 범죄 행위라 강력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장애만이 아닌, 인종, 종교, 의견, 사회적·경제적 지위, 성별 정체성 등에 따른 차별, 교차차별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정작 대통령 본인은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미 차별금지법 제정에 공감하는 분위기인데, 기독교 세력들은 동성애 조장한다, 표현의 자유 제한한다고 하고, 극우세력들은 종북, 전체주의라며 법 제정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혐오는 조장 수준에 가까우며, 혐오를 조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예외 없이 하려는 독일의 사례, 여기에 종교의 자유는 타인의 인권을 침해한다면 제한될 수 있다는 법률 원칙 등을 고려해보면, 우리의 현실은 참담하기만 하다.

이외에도 키오스크에서 무상주인력 지원배치 내용이 들어가고, 접근성 보장되지 않는 키오스크 설치 배제 등이 사실상 없는 디지털포괄법 시행령 개악안, 여전한 특수학교 중심의 분리교육 체계 등의 참담한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올 8월에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심의가 있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심의가 있었는데, 관련한 보고서 보면 가자지구에 대한 무참한 파괴에 사상자 비중 많은 게 아동, 여성이고 그 가운데는 장애여성과 장애아동도 많았다는 점 등이 있었다. 전쟁으로 인해 병원이 무자비하게 파괴된 여파로 장애인 재활서비스 등의 필수 의료서비스 중단, 휠체어 장애인이 전쟁 중 대피하지 못해, 위험 구역에 남겨지는 상황 등의 보고도 있었다.

국제인도법엔 민간인을 공격해선 안 된다는 조항과 원칙들이 있지만, 이걸 무시하고 이스라엘은 대량학살,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다. 그곳에 있는 장애인들은 제대로 된 지원을 받기는커녕 이들의 폭력에 살해당하고, 존엄성은 풍비박산 났다. 이는 이스라엘과 영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의 식민주의에서 비롯됐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선 이스라엘에게 무기수출하고, 그들과 유대감을 함께 한다는 기사만이 판을 친다. 더군다나 휴전 이후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고 있다. 그런데 이건 아는가?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계속 가자와 동예루살렘 폭격하고, 팔레스타인인을 무참하게 학살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11월 26일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을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들이 울산 한국석유공사에 모여 ‘이스라엘 집단학살’ 원조행위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시위를 하는 모습. ⓒ이원무
지난 11월 26일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을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들이 울산 한국석유공사에 모여 ‘이스라엘 집단학살’ 원조행위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시위를 하는 모습. ⓒ이원무

하긴 전쟁범죄에 대한 진정한 배·보상과 사과 계획과 의지조차 없고, 전쟁범죄 피의자가 가자지구 재건에 나선다니, 휴전안도 기만이고 말이다. 그렇게 됨으로써 이스라엘에 의해 무참히 살해 당하는 팔레스타인 장애여성, 장애아동 등이 적지 않겠지. 이러니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는 나의 마음은 솔직히 편하지 않다. 전문가들과 전 세계 지도자들에 대한 환멸감, 나 자신도 능력 없음에 그냥 헛웃음만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오늘은 12.3 내란 1주기다. 1년 전 전시상황이 아닌데도, 내란수괴의 영구집권을 위해 내란수괴가 자행한 비상계엄이란 명목의 내란은 한국 민주주의가 결함이 있다는 민낮을 드러냈다. 물론 용감한 시민들이 내란을 막아내는 용기로 내란이 실패로 끝났고, 이후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돼 다행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염전노예와 시설수용 피해생존자들, 여기에다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격리, 강박 당해 살해당한 심리사회적 장애인 당사자들을 생각하면 설령 12.3 내란이 없다 할지라도 이들에게 내란과 같은 상태는 일상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물론 내란을 저지른 피의자들이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방어하기에 급급한 모습에서도 내란 종식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말이다.

장애가 있는 팔레스타인인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집단학살의 경우엔 내란은 아니고 전쟁의 형태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의 자결권 침해 등 내란에 준하거나 오히려 내란을 훨씬 능가한 인권유린 상황이라 말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한국의 장애인들에게는 이런 걸 통해 일상적인 민주주의 박탈이라는 현실을 오늘도 맞이한다. 그러기에 오늘을 맞이하는 내 마음은 우울하고 복잡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과제는 ▲당사자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존중되는 발달장애인·정신장애인 국가책임제 수립, ▲장애인을 권리 주체로 명시하는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과 실질적 시행, ▲모든 이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교차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이스라엘 전쟁학살에 연료를 대는 한국석유공사의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재검토하는 일, ▲시설수용 예산을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지역사회 기반의 예산으로 전환하고 시설 인권침해에 대한 독립적 모니터링 구조와 강력한 처벌, 국제사회와의 연대 등이 될 것이다.

그 과제를 진정성 있게 이행하려는 노력이 보일 때 제2, 제3의 내란사태 재발 위험성은 점점 줄어들게 될 거다. 오늘 12.3 내란 1주기와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다시금 이 땅과 전 지구에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사람들에게 ‘내란 상황은 일상’이라는 말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미약하지만 작은 다짐을 나 자신 스스로 해본다. 과거를 제대로 기억해야 안 좋은 과거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는 법이니 말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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