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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과 장애인 복지 '인권 중심 사회복지의 길'
장사연 조회수:162 125.131.193.163
2025-12-09 14:06:51

                                            세계인권선언과 장애인 복지 '인권 중심 사회복지의 길'

【에이블뉴스 김경식 칼럼니스트】지난 1948년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사람에게 인간다운 생활 보장을 명시한다. 제22조는 “모든 사람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지며…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들을 실현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한다.

제25조 제1항도 “모든 사람은 의식주·의료 및 필요한 사회복지를 포함하여…건강과 안녕에 적합한 생활 수준을 누릴 권리와, 실업·질병·장애·노령 등으로 인한 생계 결핍의 경우 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사회보장과 장애인의 보호를 직접 언급한다.

즉 인권선언 자체가 사회보장과 복지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장애인을 포함한 취약 집단에 대해 특별한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인권 조항들은 이후 사회복지 정책의 이념적 토대가 된다.

인권 기반 접근(HRBA)의 정의와 사회복지 의미

인권 기반 접근(Human Rights-Based Approach, HRBA)은 정책과 프로그램 전 과정에 인권의 기준과 원칙을 통합하는 틀이다. UNESCO는 “인권 기반 접근”을 “국제 인권 기준 및 원칙에 기초하며 인권 증진·보호를 목표로 하는 지속 가능 발전 과정에 대한 개념적 틀”이라고 정의한다.

즉 HRBA는 모든 사람이 가지는 권리 보장에 방점을 두며, 발전과 복지 정책이 빈곤과 불평등이라는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도록 이끈다.

구체적으로 HRBA는 권리주체(rights-holders)와 의무 담당자(duty-bearers)를 명확히 구분하고, 권리주체의 인권 및 역량 강화를 핵심으로 삼는다.

KOICA 연구에 따르면 HRBA의 특징은 “사업 행위자를 권리 보유자 및 의무 부담자로 나누어 권한과 의무를 명확히” 하고, “사업의 초점을 권리 보유자 인권 및 역량 증진에” 두며, “사업 전반에 걸쳐 참여·책임성·비차별·역량 강화·국제인권기준 연계” 원칙을 적용하는 점이다.

특히 참여(Participation), 책무성(Accountability), 비차별(Non-discrimination), 역량 강화(Empowerment), 인권 기준 준수(Linkage to human rights standards) 등의 원칙을 사회복지 정책과 사업 전 과정에 관철 시키는 것이 HRBA의 핵심이다.

이처럼 인권 기반 접근은 기존의 욕구 충족(need-based) 방식과 달리, 클라이언트를 서비스 수혜자가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여 정책·사업 설계와 집행 전 단계에서부터 인권 관점을 반영한다.

한국 장애인복지 제도의 발전과 인권적 과제

한국의 장애인 복지 제도는 1980년대 이후 점진적으로 발전했다. 초기에는 수용·보호 위주의 사회복지가 주를 이루었으나, 1989년 심신장애자복지법을 장애인복지법으로 개정하고,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 1994년 특수교육진흥법 전면 개정, 1997년 장애·노인·임산부 편의증진법 제정, 1998년 장애인인권헌장 선포 등이 이어지면서 장애인의 권리보장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2000년대에는 장애인 편의시설 확대, 장애인연금·활동지원·재활바우처 도입과 2008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등 정책 범위가 장애인의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대 발전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장애인은 보호와 시혜 대상”이라는 전통적 인식을 넘어 장애인의 권리와 인간다운 삶 보장이라는 관점으로의 전환 시도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러 한계가 지적된다. 장애인 복지사업은 많은 제도를 시행했지만 단편적이고 분절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예를 들어 각 부처·사업별로 개별적으로 지원을 제공해 왔고, 장애 종류나 중증도에 따라 정책 참여 기회나 급여 수준에 차이가 크다. 또한 과거 시설 중심 복지 관행이 남아 있어 완전한 탈시설화(community-based integration)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맥락에서 장애인 복지가 “장애인의 권리에 기반한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사례관리 체계 도입과 같은 통합적 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장애인의 주거 보장·지역사회 자립 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

통계로 보면 장애인의 규모와 현황은 점점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등록장애인은 약 2,641,896명(전체 인구의 5.1%)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고령화로 65세 이상 장애인의 비중이 53.9%에 이르는 등 장애인 다수가 노인 인구라는 특성을 보인다.

한편 WHO는 전 세계적으로 약 13억 명(전 인구의 약 16%)이 중증 이상의 장애를 경험한다고 밝히는데, 이는 각국이 장애인 복지를 강화해야 할 시급성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도 OECD 선진국 수준의 권리 보호 및 포용 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2006년 제정된 UN장애인권리협약(CRPD)은 장애인을 복지수혜자가 아닌 ‘완전한 권리의 주체’로 규정하며(“Nothing about us without us”), 법적 능력·자립생활·접근성 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 이 협약을 비준했지만, 협약 정신이 아직 법·제도에 온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인권 중심 사회복지 실천의 중요성

이처럼 세계인권선언과 CRPD가 강조하는 인권·평등의 가치는 사회복지 실천의 근간이다. 사회복지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실현하는 조력자여야 한다.

특히 사회복지학도로서 클라이언트를 단순 수혜자가 아닌 권리주체(rights-holder)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한 연구는 “인권은 모든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보편적 권리로, 사회복지 실천의 핵심 가치와 직결된다”고 지적한다.

즉, 사회복지는 개인의 존엄과 자율을 존중하고 실현하도록 돕는 활동이며, 이를 위해서는 비차별과 참여 보장이 필수다. 장애인 복지 현장에서도 단순한 자선이나 도움 제공이 아니라, 장애인이 사회의 모든 영역(교육·고용·여가 등)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구조적 장벽을 제거하는 인권 감수성이 요구된다.

장애인 복지 정책에 인권 기반 접근을 적용한다면, 예를 들어 사업 기획 단계에서 장애인의 의견 참여를 보장하고, 행정 주체(국가·지자체)를 책임지우며,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집단에 공평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처럼 국가가 장애인의 주거·의료·교육 환경을 개선할 의무를 인정하고 이를 지키도록 책무성 메커니즘을 구축할 수 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장애인의 문제를 인권 관점으로 재정의하면, 단순 물질적 지원을 넘어 자기 결정권 존중, 복지서비스의 질 향상, 사례관리 등을 통해 실질적 자립을 도울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세계인권선언이 제시한 보편적 복지권과 HRBA의 원칙은 한국 사회복지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복지는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연대라는 인권적 가치 위에서 재편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학도와 실천가는 지속적으로 인권 감수성을 기르고,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며, 제도적 불합리와 차별에 맞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인권 중심의 사고와 실천은 단지 복지정책의 한 요소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기본권을 존중하는 사회적 약속이다. 이 약속을 바탕으로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장애인을 포함한 모두가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평등한 복지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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