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를 타고난 후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나요?
스릴 있었다. 재미 있었다. 이런 말 하지 않습니다. 그저 입으로 내뱉는 단어는 ‘와우’입니다.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즐겼다는 의미입니다.
영화 ‘블랙’(2009년)을 보고 난 후 관객들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말이 안 나옵니다. 그저 가슴이 멍멍할 뿐입니다. 감동한 때문입니다.
‘블랙’은 주인공의 몸 상태를 표현해서 나온 말입니다. 미셀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복합장애인입니다. 그녀의 앞은 깜깜합니다. 그래서 ‘블랙’입니다.
8살 때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특수교사 사하이를 만납니다.
처음에는 서로 전쟁을 치릅니다. 미셀은 제멋대로였고, 집에 불을 내기도 하고, 동생을 죽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식사를 손으로 하자, 사하이 선생님은 포크로 먹지 않으면 굶깁니다. 마침내 포크를 들게 합니다. 강한 신념과 고집으로 미셀을 제압합니다.
선생님이 미셀의 집에 왔을 때 몸에 소의 목에 거는 워낭 같은 소리 나는 방울이 달려 있음을 봅니다.
미셀의 아버지는 답합니다. 미셀이 어디 간지 모를 때 찾기 쉽게 하기 위해서라고. 사하이는 분노합니다. 미셀을 동물 취급하는데 어떻게 미셀이 인간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냐는 거지요.
소리도 못 내는 미셀이니, 미셀이 어디에 있는가 알아내기 위한 아버지의 태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존재의 문제입니다. 아버지가 딸을 동물 대접을 할 때 그 딸은 인간으로 살 수 없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인식하냐에 따라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이 정해집니다.
사하이 선생님은 미셀에게 꽃을 알게 하려고 꽃을 만지게 합니다. 물을 알게 하려고 물을 만지게 합니다. 분수대에 들여보냅니다. 미셀은 허우적대며 위기를 경험합니다. 학교도 같이 갑니다. 선생님의 말을 미셀의 손바닥에 써서 알려줍니다. 이런 정성으로 미셀은 대학까지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다 저를 바짝 긴장시킨 장면이 있습니다. 미셀이 성년이 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되고, 그녀는 사하이 선생님께 키스를 해달라고 청합니다.(키스라는 것이 어떤지 알고 싶은 거지요.) 이때 사하이 선생님은 어떻게 할까요?
예, 합니다. 사하이는 미셀에게 키스합니다. 그것을 미셀은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제게 여자로서의 품위를 지키게 하시려고 당신은 스승으로서의 품위를 버리셨습니다.”
사하이 선생님은 이런 편지를 남기고 떠납니다.
“지팡이만큼 절대 놓치 말아야 할 것이 있단다. 어둠이 필사적으로 널 집어삼키려 해도 항상 빛을 향해 가야 한다는 것, 넌 빛을 향해 걸어야 한다. 희망으로 가득 찬 네 걸음걸음이 널 살아있게 할거다.”
사하이 선생님의 말은 우리에게 하는 말입니다. “절망이 필사적으로 널 집어삼키려 해도 항상 빛을 향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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